‘장애인의 날’ 앞두고…휠체어 탑승거부 사과한 코레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장애인의 날’인 20일을 앞두고 휠체어 좌석을 예약한 장애인 승객을 입석 승객이 많다는 이유로 탑승 거부한 일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코레일은 19일 국민일보 ‘휠체어는 타지마…열차는 떠났다’ 보도 관련 참고자료를 내고 “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예매한 열차에 탑승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교통약자 이동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직원 교육을 재시행하고, 도우미 서비스 신청 시 열차 이용 현황을 확인 후 탑승 가능한 열차를 사전에 안내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5일 무궁화 열차의 휠체어 좌석을 예약한 조모(59)씨가 수원역에서 오전 11시38분 서울역행 1282편 열차 탑승을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조씨는 열차 출발 시간 20분 전에 현장에서 휠체어 전용 좌석을 예매하고, 고객지원실을 통해 휠체어 리프트 이용 신청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조씨는 승강장에서 현장 역무원으로부터 열차가 ‘입석 승객’으로 가득 찼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당했다.
조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람들(입석 승객들) 먼저 다 태워놓고선 휠체어 타고 올라가려니 좁아서 못 태운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국 조씨는 열차표를 직접 환불하고 다음 열차 시간표를 확인한 뒤 다시 표를 예매해 이동해야 했다.
지난 15일 휠체어를 타는 A씨(59)는 수원역에서 서울역행 무궁화호의 휠체어 좌석을 예약했지만, 입석 승객이 많다는 이유로 코레일로부터 탑승을 거부당했다.
조씨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 소식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비장애인 입석 승객 타라고 승차권 가진 승객을 안 태운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공기업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초 조씨에게 사과 이메일만 보냈던 코레일이 공식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날 코레일은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최근 부쩍 장애인 키오스크 확산 업무 협약, 장애인 맞춤형 우대 예약서비스 도입 등 장애 친화적인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일이 불거지면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접근 없이 ‘보여주기식 행정’만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코레일이 이날 참고자료에서 “무궁화호에 대해 입석발매 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열차 내 혼잡도를 완화해 가겠다”고 밝힌 것도 장애인 이동권이나 차별 문제에 대한 재발방지책이 아닌 ‘입석 문제 대책’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씨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말뿐인 사과로만 끝나선 안 되고 제2, 제3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휠체어 탑승객이 있을 경우) 일반 승객이 많으면 옆으로 유도하고 휠체어 안전 로드를 확보한다거나 다른 승객을 먼저 분산시킨다와 같은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8178325&code=611211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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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