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남자 공기소총 간판 박진호,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

한국 장애인 남자 공기소총 간판 박진호,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


한국 장애인 남자 공기소총 간판 박진호(46·청주시청)가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박진호는 25일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창원 장애인사격월드컵 10m 공기소총 R1(남자) 결선에서 250.5점을 쏴 우승했다. 250.5점은 슬로바키아 선수가 2018년 세운 기존 세계기록(250.4점)을 0.1점 갱신한 신기록이다.

공기소총 R1은 총 24발을 쏜다. 발당 10.9점이 만점이다. 24발을 모두 만점을 쏜다면 총 261.6점이 된다. 10.9점을 기록하려면 0.5㎜ 안에 총알을 적중해야 한다.

24발 중 초반 2발을 쏘면서 선두로 나선 박진호는 10.9 만점을 맞히며 추격해온 팀 후배 이장호(35)를 2위(248.1점)로 밀어냈다. 박진호가 이번에 우승하면서 한국이 2024년 파리패럴림픽 10m 공기소총 R1에 나갈 수 있는 티켓을 한 장 더 확보해 총 2명이 같은 종목에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게 됐다.

박진호는 “한발, 한발 집중하느라 신기록인지 몰랐다”며 “본선은 잘 치르고 결선에서 다소 부진한 것을 털어내고 오랜만에 좋은 기록을 작성해 기쁘다”고 말했다.

박진호는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다. 그는 당시 10m 공기소총 입사에서 첫 메달(동메달)을 획득한 뒤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 SH1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예선에서 638.9점 패럴림픽 신기록으로 결선해 진출했으나 결선에서 1위에 0.1점 차로 뒤지며 2위에 그친 게 아쉬웠다. 박진호는 “그 순간이 머리에서 떠난 적이 없다”며 “파리패럴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호는 “내년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국가대표로 뽑히는 게 우선 목표”라면서 “몸 관리, 눈 관리 등을 잘해서 좋은 기록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창원월드컵에서 박진호에 이어 2위에 랭크된 이장호는 “격발하려는 순간 다리에 경련이 와서 실수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장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해 3위, 6위에 자리했다. 이장호는 “파리패럴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10m 공기소총 R2(여자부)에서는 이윤리(49·전남장애인사격연맹)가 동메달을 따냈다. 이윤리는 초반 다소 부진하면서 4위로 밀렸지만,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데 만족했다. 이윤리는 “갑자기 경직이 심해저 9점대를 두 차례 쏜 게 안타깝다”면서도 밝게 웃었다. 이윤리는 2022년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50m 소총 3자세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면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윤리는 2008년 베이징패럴림픽 금메달, 2016년 리우패럴림픽 동메달을 따냈다. 이윤리는 “나이도 많고 약도 계속 먹고 있어 파리패럴림픽이 마지막 패럴림픽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윤리는 근육 이완제를 계속 먹으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윤리는 “복용량을 늘리면 뇌에도 좋지 않아 지난해 양을 줄였다”며 “그런데 대회 도중 다리 경련이 심하게 와 결국 복용량을 다시 늘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윤리 남편은 특전사 출신으로 동갑내기인 이춘희 전남장애인사격연맹 감독이다. 둘은 교통사고를 당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만나 결혼했다. 이 감독은 “아내가 먹는 이완제 양은 일반인이 먹는 양의 두 배”라며 “아내가 목표로 삼은 패럴림픽 5회 연속 출전을 이번 파리대회에서 이루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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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