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 선진국 핀란드 다녀온 경남 장애인들 "누구나 이동할 수 있어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보고대회
핀란드 인권 단체·정책 등 소개
"누구나 대중교통 이용 인상적"
저상버스 예외 노선 폐지 등 제안
경남지역 장애인들이 이동권 선진국 핀란드를 다녀온 성과와 정책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20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포용적 사회 통합서비스에 관한 핀란드 연수 보고대회’를 열고 핀란드에서 보낸 13박 15일 여정을 소개했다.
경남지역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11명은 지난 6월 핀란드 헬싱키와 투르쿠를 다녀왔다. 이들은 현지에서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며 누구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핀란드 사회 체계를 몸소 느꼈다. 이를 바탕으로 연수 후기와 정책 제안을 이번 보고서에 담았다.
최진기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는 핀란드 장애인 권리 운동을 이끈 단체인 ‘Kynnys(핀란드어로 ‘문턱’·이하 문턱협회)’를 방문한 후기를 발표했다. 1973년 설립된 문턱협회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활동을 벌인 인권단체다.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20일 오후 2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포용적 사회 통합서비스에 관한 핀란드 연수 보고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신 기자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20일 오후 2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포용적 사회 통합서비스에 관한 핀란드 연수 보고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신 기자
최 대표는 문턱협회를 설립한 칼레 쾬쾰라(1950~2018) 씨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중증 지체장애인으로 학생운동을 벌이다 문턱협회를 만들었다. 이후에는 국회의원으로 선출돼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해 싸웠다.
최 대표는 “핀란드도 칼레 씨의 목숨을 건 투쟁으로 이동권을 쟁취했다”며 “한국도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사로 이동권 운동이 전개돼 지하철 승강기 설치와 저상버스 도입 등 작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최 대표는 △저상버스 예외 노선 조항 폐지와 특별교통수단 1차량 2기사 의무화 △탈시설 선언과 탈시설 지원 법·조례 제정 △지원 주택 확대와 시간 맞춤형 개별지원서비스 제공 등을 장애인 정책으로 제안했다.
이 외에도 활동가들은 한국과 달리 장애인에게 직접 예산을 지급하는 핀란드식 장애인 예산 제도를 소개했다. 또 장애인을 위한 24시간 개인 주택지원제도와 장애인도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던 점을 주요한 내용으로 언급했다.
발달장애인인 하여진 밀양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한국은 지하철이나 기차를 타려면 역무원에게 리프트 설치를 해달라고 미리 말해야 탈 수 있다. 하지만 핀란드는 그런 과정 없이 누구나 바로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특히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인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한국에도 모두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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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