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일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진주피닉스’의 도전
“적극적인 지원”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재미있다. 다음에 또 같이 하고 싶다” 경남 도내 유일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진주피닉스의 정창권 선수는 17일 치러진 연습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 올해 4월 출범한 ‘진주피닉스’는 오는 10월에 예정된 전국발달장애인핸드볼리그와 11월에 열리는 스페셜올림픽 국내대회 시범종목 경기 참가를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1시 30분 진주시 상평동 실내체육관에서는 ‘삐익’하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진주피닉스’의 첫 번째 연습경기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서로 시선을 맞추며 공을 돌리던 선수들은 경기 중간중간 자신의 위치를 잊어버려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경기에 임하는 태도는 누구보다 진지했다.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발달장애인 선수들로 구성된 진주피닉스는 SK하이닉스가 발달장애인의 도전을 지원하고자 추진한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모집 사업>에 (사)느티나무 진주시장애인부모회가 최종 선정되면서 모이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진주를 비롯해 전국 10곳의 발달장애인 핸드볼팀을 지원하고 있다.
서진현 (사)느티나무 진주시장애인부모회 팀장은 “훈련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6개월째”라며 “공을 잡는 방법도, 팀 골대를 구분하는 법도 모르던 선수들이 서로 공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또 선수들이 비슷한 연령대의 친구들을 만나 교감하고 그 속에서 건강과 사회성을 개선해나간다는 점도 가치 있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21 발달장애인 일과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중 평소 운동을 하고 있다는 비율은 31.6%에 불과했다. 운동부족 등으로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답한 사람은 26.3%, (조기)노화가 진행 중이라고 답한 사람은 16.5%에 달했다. 진주피닉스와 같은 발달장애인 스포츠팀이 소중한 이유이다.
하지만 서 팀장은 팀 운영에 어려움도 적지 않다고 했다. 선수모집, 훈련장소 섭외는 물론 연습경기 상대를 구하기도 어렵다면서다. 진주피닉스는 출범 6개월여 만에 이날 처음으로 연습경기를 치렀다.
서 팀장은 “단체 운동을 할 기회가 적은 발달장애인들에게 진주피닉스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하지만 선수 모집이 쉽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들은 장애 특성상 기타 장애인들보다 타인의 도움을 더욱 필요로 하기에, 선뜻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핸드볼팀 활동에 나서는 선수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 팀장은 “운동에 관심 있는 경증발달장애인들을 찾기 위해 선수 모집 현수막을 내걸고, 진주지역 중·고등학교를 직접 돌아다녔다”고 설명했다.
또 “훈련장소 섭외를 위해 진주지역 내 체육시설이 있는 대부분 기관·학교 등에 문의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끈질긴 시도 끝에 진주시와 혜광학교의 협조를 받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습경기를 할 기회가 적어 아쉽다”고도 했다. SK하이닉스의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지원 대상에 선발된 팀들은 진주에서 2~3시간 떨어진 곳에 있어 이동이 편치 않고, 지역에서는 평일 저녁 연습경기에 참여할 개인 또는 팀을 모으는 게 쉽지 않다면서다.
이날 진주피닉스의 첫 번째 연습경기 상대가 되어준 대학생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장예진·성현우(한국국제대)·장유리(인제대) 씨는 “훈련 장소 및 연습경기 상대 섭외 등은 지자체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지역 내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좋은 기회가 마련된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습경기가 필요할 때 자신들이 함께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장애인 생활체육 실태조사 결과(2020)에 따르면,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24.2%에 불과하다. 해당 조사에서는 장애인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비용 지원(47.6%), 장애인생활체육프로그램 도입(12%), 장애인용 운동용품 및 장비 지원(11%), 체육시설의 장애인 편의시설 보완(9.8%)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단디뉴스
연습경기 중인 진주피닉스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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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