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16만명 거주 서울에 첫 '장애친화 산부인과' 문 연다

장애인 16만명 거주 서울에 첫 '장애친화 산부인과' 문 연다

서울대병원에 마련… 연말까지 2곳 추가 개소 예정

서울시에 첫 장애친화 산부인과가 문을 연다. 서울시는 21일 "병원 내 시설 미비와 인식 부족으로 산부인과 진료에 불편을 겪었던 여성장애인을 위해 첫 ‘장애친화 산부인과’가 서울대병원에서 개소한다"고 밝혔다.

장애 임신부가 불편 없이 임신·출산할 수 있도록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협력하는 시스템이다. 외래진료실과 분만실, 병동에는 전문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24시간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도록 했다. 장애인 임신부는 장소를 옮겨 다니지 않고도 한 층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받을 수 있다.

태아센터와 희소 유전질환 센터도 운영된다. 태아에게 유전될 수 있는 장애와 선천성 기형 등이 의심될 경우 여러 분야 전문의들이 협진하는 다학제 진료가 이뤄진다. 장애 유형에 따라 정형외과, 내과 등과 연계해 적절한 치료도 받을 수 있다. 예약과 상담은 전화와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2021년 보건복지부 공모 사업에 선정된 전국 10개 의료기관에 신설된다. 올해 3, 4월 전북 전주시 예수병원과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에서 운영을 시작했고, 서울시는 올해 말 이대목동병원과 성애병원까지 총 3곳에 마련된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여성장애인은 장애와 여성이라는 다중 구조의 차별 속에서 일반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함이 많다”며 “장애친화 산부인과에서 안전하게 진료받고,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서비스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시설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가 지난 3월 8일 보도한 '[단독] 여성장애인 16만 서울에 장애친화 산부인과 한 곳'에 따르면 장애 여성의 약 34%가 적절한 진료 및 치료를 받지 못해 유산·사산을 경험했다. 비장애인 여성보다 10%가량 높은 수치다.

여성장애인 출산율도 비장애인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여성장애인 출산 현황을 보면 2018년 1482명이 출산했고 2021년엔 828명으로 줄었다. 3년 새 44.1% 출산율이 감소한 건데, 전체 출산율과 비교해도 감소 폭이 매우 크다.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2013년부터 지자체 자체 사업으로 운영됐다. 2021년까지 광주(2곳), 대전(1곳), 충북(2곳), 전북(3곳), 전남(4곳), 경남(1곳) 등 총 13개 병원이 지정됐다.

같은 해 보건복지부는 장애친화 산부인과 사업에 직접 발을 들였다. 처음 복지부에서 공모사업을 추진했고 서울과 경기도 등 8곳의 산부인과를 장애친화 산부인과로 새로 지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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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 기자 다른기사보기